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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내메모

펫로스, 나는 꿈을 기록한다 34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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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항]

※ ‘금이’는 무지개다리를 건넌 제 강아지의 이름입니다. 

※ 금이의 일기는 저의 상상을 바탕으로 작성된 허구입니다. 

※ 아줌마의 메모는 저의 실제 경험을, 아줌마의 꿈은 제가 실제로 꿨던 꿈을 바탕으로 기록하였습니다. 

 

2023. 10. 8. 

[아줌마의 꿈]

 

꿈속에서도 금이가 죽었다.


 우리 금이가 죽은 지 몇 달이 지났으나 금이 시체는 아직도 우리 집에 있었고 시신은 전혀 부패되지 않고 있었다. 

금이의 시신은 우리 집에 깨끗하게 누워있는데 금이의 영혼인지 모를 ‘진짜 금이’는 우리랑 같이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까 두 개의 금이가 우리 집에서 같이 지내고 있는 상황이라는 뜻이지.      

그로부터 며칠이 더 지났다. 금이의 시신이 누워있는 방에 들어가니 조금씩 악취가 나기 시작했지만, 금이의 몸은 여전히 깨끗했다. ‘진짜 금이’가 말했다. 

“이제 제 몸이 조금씩 썩기 시작했어요.”

“그래, 진짜 그러네.”

남편과 나는 슬퍼하지 않았다. 그냥 몸은 몸이니까. 저건 그냥 금이의 몸일 뿐이잖아. ‘진짜 금이는 우리 옆에 계속 같이 있을 수 있으니까 아무것도 문제 될 것이 없어.’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다른 방으로 돌아가서 각자 할 일을 했다. 


2023. 11. 10. 

[금이의 일기]

 

저는 지금 무척 자유로운 상태인데 아줌마는 이 사실을 아실까요?

우리 아줌마 아저씨가 저를 보지 못한다고 슬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지금도 함께하고 있거든요. 

저는 지금 온 세상을 누비며 재미있는 생활도 하고 있고요. 

하늘이는 요즘에도 위쪽 세상을 더 좋아해서 아래로는 잘 오지 내려오지 않아요. 아직은 주인님을 찾아갈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다고 하면서요. 

저는 아프지도 않고 모두가 서로를 아껴주는 위쪽 세상 생활이 굉장히 만족스럽기도 하고 제가 원할 때는 언제든 아래로 내려와 우리 가족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어요. 

그런데 우리 주인아줌마가 가끔 저를 찾으시네요. 

아줌마는 운전하시면서 혼잣말로 그러세요.

“금이야 사실은 아줌마 안 괜찮아. 우리 금이 아줌마한테 한 번만 더 와줄래? 더 많이 사랑할게. 우리 꼭 다시 가족으로 만나자. 정말로 사랑하는 내 강아지.” 

저는 우리 아줌마 말을 정말 잘 듣거든요. 그래서 최근에는 다시 태어나는 일에 대해 조금 고민을 해보기로 했어요. 

 

아줌마가 계신 세상에서 같이 잠을 자고 같이 밥을 먹고 서로의 속도를 맞춰서 산책하는 그 모든 순간을 우리 다시 함께해요. 저도 정말로 사랑해요. 아줌마. 아저씨.    
아줌마는 우리 금이를 늘 생각하겠지만, 
바람이 불면 더 많이 생각할 거야.
언제 어디든 바람이 부는 곳에는 우리 금이가 옆에 아줌마 있다고 믿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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