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앞두고 집으로 돌아온 남편이 미리 예매해뒀던 영화 아가일을 연휴 첫날인 2월 9일 오후에 보러갔어요.
영화보러 몇 시간 갔다온 거 빼고는 줄곧 실내에만 머물렀던 연휴였네요.
2024년 설날 연휴는 이렇게 지나갔군요. 워후.
이번 설연휴에는 보문산 등산하고 시원하게 뜨거운 반찬호떡 치즈맛 사먹어야겠다 다짐했건만... 이런이런.
이 영화를 보려고 남편이 굳이 대전 신세계 백화점 메가박스로 예매했던 이유는 집에서 가깝기도 했지만 제가 '르프리크 핫 치킨버거' 3단계를 꼭 먹어보고 싶어했기 때문입니다.
그. 런. 데. 막상 갔더니 신세계 백화점은 2월 9일에 문을 닫았어요. 영화관만 덜렁 열어서 영업을 하고 있었더랬죠.
결국 영화만 보고 아쉬움을 안고 햄버거는 사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몇 주전에 웨이팅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평일 낮에 혼자 대전 신세계백화점 르프리크에 가봤거든요.
버거 종류가 많지만 처음 가보는 곳은 그 가게의 시그니처를 먹어줘야죠.
그래서 시그니처 핫 치킨 버거를 2단계로 요청하여 사먹었는데 정말 정말 맛있었습니다.
2단계는 신라면 정도의 맵기라고 설명되어 있지만 저는 국물이 있는 신라면을 국물이 없는 햄버거에 대입해서 상상하기는 어려웠어요.
그래서 그냥 일단 먹어보자 싶어 무난한 2단계를 골라서 먹었습니다.
2단계는 매운것을 좋아하는 제게는 살짝 매콤한 정도? 딱 적당히 맛있게 매웠습니다.
그래서 다음번엔 반드시 3단계를 시켜야지.... 다짐했고 남편하고 "영화 보고 햄버거 사서 집에서 저녁으로 먹으면 되겠다." 얘기를 해두었었는데... (와 연휴 첫날이라 방심했ㅅ 백화점 문 닫았어. )
이 햄버거는 빵이 맛있었어요.
저는 햄버거의 눅눅한 빵 느낌을 싫어하거든요. 근데 이 햄버거는 빵 피까지 바삭했어요. 물론 포장해서 집으로 들고 돌아오는 길에 조금 눅눅해졌지만 그래도 바삭한 느낌이 살아 있었어요.(눅눅해질까봐 포장을 열어서 들고 왔지요)
내쉬빌 스타일의 버거라는데 그게 뭔지 몰라서 찾아봤더니
코울슬로와 매운 치킨을 뭐 어떻게 어떻게 해서 만드는 거래요.
코울슬로가 넉넉하게 들어있어서 그것도 아삭하니 맛있구요.
아무튼 백화점이 문을 닫아 못먹었으니 머리속에서 햄버거가 계속 빙글빙글 돌면서 "나 좀 잡솨봐." 이러고 있는데요. 도저히 안되겠다. 먹어야 겠다.
드디어 백화점이 다시 문을 여는날 2월 11일! 두둥!
남편은 업무가 바빠서 연휴가 아직 하루 더 남았음에도 이 날 회사로 돌아가야 했어요. 그래서
같이 백화점 구경할 시간도 없을 것 같고.. 저도 나름 바빴고 ...저보다는 빠릿빠릿한 남편이 오픈런해서 햄버거를 사다 줬습니다.
시그니처 핫 치킨버거에 주니어 사이즈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제 것은 주니어 사이즈의 3단계 맵기로 부탁했습니다. 주니어 사이즈도 맵기 조절이 된다하니 좋았어요.
일반 사이즈는 핫 치킨버거는 10,800원 이지만
주니어 사이즈는 8,400원(햄버거 단품) 입니다.
2,400원 차이인데 크기 차이는......
이렇습니다.
주니어버거를 한 입 베어 먹는 순간 알았죠...... 와 속았어. 이거 3단계 아니야. 1단계야 .
이건 분명 잘못 나온 것이다. 어찌 2단계보다 안 매운것인가.
포장지에는 3단계로 표시 되어있었는데 하나도 안매웠어요.
뭐 어찌어찌 어디서는 잘못되었겠죠.
그렇다면 아 ...어쩔 수 없다. 다시 사먹어야지.
주니어 사이즈는 저한테 딱 맞는 양이었어요. 그런데 배가 고플때 먹었으면 부족하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아유...밀가루 끊어보려 했는데. 어쩔 수 없네요. 3단계 맛이 너무나 궁금하니
다시 가서 일반 크기의 시그니처 핫치킨버거 3단계로 주문해서 먹어야겠어요.
아 맛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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